고독
The Wanderer above the Mists 1817-18 Oil on canvas, 94,8 x 74,8 cm Kunsthalle, Hamburg
자기 여행에 동행하지 않겠느냐고 묻는 러시아 시인 주코프스키에게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를 곁에 두고 싶어하시는군요. 그렇지만 함께 간다해도 당신의 맘에 드는 그런 나는 옆에 없을겁니다.
주위의 자연을 주의깊게 바라보고 그것을 온전히 소유하려면 나는 혼자여야하고 또 내가 혼자란 사실을 알고 있어야하니까요.
내가 나이기위해 나는 나를 둘러싸는 것들에게 나 자신을 내맡겨야하며 구름과 바위와도 하나가 되어야 한답니다."
혼자있음으로 프리드리히가 하나의 대상이 되어간다는 점을 생각할 때, 그 대답은 뜻밖이다.
그가 구름과 바위와 일체가 되고 그리하여 마침내 그 자신이 되는 것이 오히려 바로 그가 대상이 될 때라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는 인간이 아닌가?
언어의 거부가 그 자신에게 그 사실을 드러내는가?
그래서 <자기 자신>은 이제 하나의 사물인가?
아니다. 그는 사물들과 소통하기 때문이다.
모든 소통은 흔히 <인격>이라 부르는 것들을 전제한다.
그게 아니라면 거기에는 병렬이나 얽힘 혹은 상호 침투는 있을지언정 결코 주고 받음은 없을 것이다.
이 주고 받음은 결국 한 인격을 다른 인격 속으로 이동시켜서 그 인격은 자신이 아니라 타자 속에서 살게 된다.
사람들이 사랑이라 부르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자기 삶의 근간이 자기에게가 아니라 타자에게 있게 하는 이른바,
자기로부터의 탈출이다.
p179
-고독- 중에서
일상적인 삶/ 장 그르니에/ 김용기 옮김/ 민음사
Monk by the Sea (detail) 1809 Nationalgalerie, Berlin, Germany Painting, Oil on canvas *뒷모습은 누구나 외롭다.. Woman at a Window 1822 Oil onThe canvas, 44 x 37 cm Nationalgalerie, Berlin
*Friedrich, Caspar David /German painter (b. 1774, Greifswald, d. 1840, Dresden) 그림입니다.
그림은 다른 사이트에서 옮겨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