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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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촬요 혈맥론 법문 3일째..
큰 절의 큰 행사의 하나로 조실스님의 법문시간이 어렵게 마련된 것을 알기에,
모든 예정된 일들을 뒤로하고 법문시간에 참가했다.
찰나에 사라지는 모든 것의 허망함을 알기에
눈부시게 반짝이는 귀한 것들의 가치를 더 추려서 가리게 된다.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산의 아름다움에 끌려 찾아드는 길손의 발길이 휴일과 맞물려
아수라장이 되듯 산 초입은 북적인다.
법상이 마련된 보제루에도 이미 빼곡히 자리잡은 사람들.
여든이 넘으신 노구에도 아직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발걸음도 가벼우신 조실스님은,
간간히 우스개도 나누시며 그저 유쾌하시다.
한시간 반이 넘는 시간내내 말씀을 계속하시면서도 하실 말씀이 너무 많아 더 앉아 얘기하고프시단다.
행복이란?
안심(安心)이라신다. 편안한 마음. 흔들림이 없는 마음.
본성 그 자리를 말씀하시는 것이라 여겨진다.
무엇보다 쉬운 공부가 바로 불교라고 하신다. 달리 찾을 것도, 구할 것도 없는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달리 깨칠 것도 없는데 단지 개개인의 업장에 가려져 자신의 모습을 알지 못할 뿐..너무 가까워 보지 못할 뿐,,
우연히 돌려 본 거울의 뒷면에 나타나지 않는 자신의 얼굴을 잃어버린 줄 알고,
바깥 세상에서 자신의 얼굴을 찾으러다니는 해프닝,,
오랜 세월지나 집으로 돌아와 잃어버린 적이 없는 얼굴이란 것을 알았다는 것. 바로 그것을 얻은 것이라 말한다고 간단히 정리해주신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기도시간에 그저 붙들고 있었던 금강경의 구절들이 한순간 명쾌하게 정리가 되던 순간이 떠오른다.
간화선이 유일한 길이라는 잘못된 허상 또한 깨어주신다.
생각을 끊어야 할 길에서 끝없이 망상을 잡고 있으라는 것만큼 우스운 얘기가 없다하신다.
부처와 나와 다름이 없는 이미 깨친 자리.
단지 자신의 업에따라 일어나는 나쁜 습들을 하나씩 없애나가는 것이 부처닮아가기,,,수행이 아닐까싶다.
밖의 사람들의 칭찬, 비난 또한 그 바람같은 것들에 영향받고 흔들릴 일이 뭐 있냐고 하신다.
스스로 중심 잘 잡고 편안하고 원만하면 되는 것.
'평상심이 도'라는 표현도 중국사람들의 관습따라 정리된 말이고, 어려운 모든 말들 또한 전해지는 곳에따라 달리 말이 되어지는 것일뿐.
진리는 하나라는 말씀 아닌가..
어젯밤 증도가 법문시간에도 금강경의 구절도 한문이 아닌 산스크리트어로 번역하면 과거 시제가 분명하다시던 큰스님의 말씀처럼
오늘의 조실스님께서도 산스크리트어로 분명히 밝혀지는 대목을 거론하신다.
무엇보다 지금 이 자리가 중요하다시는 말씀에 힘을 주신다.
글귀 한자락에도 산스크리트어의 시제를 가려내시는 큰스님들의 말씀에서
이미 총림으로의 큰 발걸음이 내디뎌진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문득 알 수 없는 뜨거운 눈물이 조실스님의 법문시간에 쏟아져 당혹스러웠다.
달리 모르는 새로운 내용을 들은 것도, 무릎을 탁~! 칠 말씀도 아니었는데,
명쾌해지는 마음과 기쁨이 한꺼번에 온 몸을 강하게 진동시킨다.
둔한 중생은 그저 옆사람에게 보일까 얼른 눈물 감추기에만 급급하다.
"불교에 입문한지 오래라면 이제 조금 알만한가?"....
"알만한가?" 반문해본다.
흔들리지 않을만큼 가야할 길이라도 잘 잡고 사는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한 일 아닌가?
귀한 인연에 그저 감사, 감사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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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rval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