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 수다방
처처불상
Kalavinka
2012. 7. 8. 21:59
수펑나무 뿌리가 석굴을 덮으며
천천히 폐허가 되어 버린
따프롬 사원 무너진 회랑 한 귀퉁이에
잘려진 돌부처의 발 두 개를 주워다 놓고
발 아래 촛불과 향을 피워 놓은 채
늙은 보살은 조용히 앉아 있었다
처처불상
발목도 그녀에겐
부처의 전부인 것이다
무너진 절 틈에서 걸음을 멈춘 채
오랜 적멸에 들어 있던 부처의
발을 주워 가슴에 안고
보살은 얼마나 간절하였을 것인가
사랑하면 부처 아닌 게 없다
-도종환, 처처불상 詩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