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vinka 2012. 10. 22. 21:06

 

Reminiscing Spring, photography by Anders Naesset. From a glorious evening in early April 2008.. Canon EOS 5D, Canon EF 17-40 f/4L USM, Cokin Z121S. 1/13 sec, f/8, 29mm, ISO100. In Nature, Scenery, Waterscape. Reminiscing Spring, photography by Anders Naesset. Image #75920

 

 

 

 

 

 

 

 

 

선문촬요 혈맥론 법문 4일째...

새 주를 시작하는 하늘이 시커멓게 가려지던 아침에 급기야 가는 빗방울이 도로를 적신다.

법문기간동안 어차피 절반은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애시당초의 계획을 급수정..

되도록 가능한 시간이면 다른 일을 쉬고 법문을 놓치지 않으려 오늘 아침의 발걸음도 분주했다.

수업의 절반을 날리고 급히 발걸음을 해서 남은 법문시간동안 비가 들이치는 비닐 장막밑에서

법당에서 울려나오는 조실스님 법문에 귀를 기울였다.

생각을 쉬라는 말씀. 쉬고, 또 쉬고 생각이 끊긴 자리를 말씀하신다.

바로 그 자리가 불성의 깨친 자리라고 하신다. 지금 이 자리에만 집중하라는 말씀까지...

 

매일의 법문시간에 한 단어씩 콕콕 찍어 정리를 해주신다.

생각이 끊긴 자리.

법문을 마치고 법상에서 내려오시는 조실스님께 단상 아래의 어느 비구니 스님은 큰소리로,

"요달했습니다~~!"라고 큰소리로 거듭 말씀을 드렸다고 한다. 묵묵부답으로 조실 스님은 법당을 나서셨다고,,

그 일을 지켜본 사람들이 입으로 입으로 얘기를 옮겨준다.

선원장 스님께서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다는 것에 누군가는 관심을 보인다.

선사가 그것도 한 가람을 대표하시는 조실스님께서 간화선을 부정하시는 말씀을 서스럼없이 꺼내시니,

표면적으로 들리시는 뜻에 아마 몹시 거슬리신 모양이다. 그저 지례짐작일뿐, 그 내용은 헤아릴수 없는 일이다.

새해 인사를 가면 간단히 이 몸이 부서지기 전에 열심히 수행하라고 격려 아끼시지 않던 어른이

조실스님의 바뀐 경계를 몰라서 그러시진 않으실테고,,

둘러가나 바로가나,,모두 한 길위에 서 있는 어른들.

누구든 깨치는 것이라 힘주어 말씀하신다. 그저 쉬라는 말을 아마 대부분은 잘못 알아들을테지만,,

생각을 털어내라. 비워내라..환상에 사라잡히면 그 순간 빨리 환상인줄 알고 털쳐나오라신다.

수십년을 장좌불와로 등을 붙이지 않고 오랜 세월을 수행해오신 분의 뼈를 깍는 수행의 말씀이,,

그저 쉬어라, 화두도 잡을 필요없다. 그저 깨치면 그 자리..지금이라도 깨달아 알면, 생각을 비우면 불성자리라고,,

너무도 쉽게 살갗에 스티커 한장 붙이듯 쉽게 말씀 하시니,,누구나 어리둥절할 밖에..

 

끝없이 줄을 선 공양간의 한 구석에 자리잡은 도반분들이 같이 공양하자고 전화를 주신다.

불꺼진 늦은 시간까지 어두운 방구석에서 서로의 얘기들을 내놓는다.

수행시간엔 그저 묵언으로 좌선과 행선을 하니 서로를 알아갈 일 없이 몇년을 지나오다,

그저 편한 이웃만나 차 한잔 나누듯 여러얘기가 오간다.

법문 얘기도 나오고, 지나간 아는 도반분들의 소식도 귓등으로 들으며 그저 그 분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달리 내놓을 얘기도 없이 단지 어제 법문시간에 알 수없이 쏟아진 눈물 얘기만 우스개로 나눈다.

책을 읽을수록, 좌복에 앉을수록,,더 아는것이 없고, 모른다는 것만 확실히 알겠다.

그나마 알송달송하다는 착각마저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수행에도 힘이 들어가면 안되겠다 여겨진다.

화두만 잡으라시던 성철스님, 화두를 잡으라는 말처럼 우스개가 없다는 조실스님.

쌍차쌍조를 또 여기서 보게되는 것 같다. 아마 이 두분의 말씀은 다른듯 같은 말씀일 것이다.

 

남들이 내놓는 어떤 말은 단지 그들의 얘기일뿐..

사실인지 아닌지는 스스로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옳고 그른 것을 따지기 전에 그저 지금 이 자리..지금의 나를 들여다보는 일만 할 뿐..

그저 모를뿐이라던 그 가르침도 아마 이 시점의 얘기가 아닌가싶다.

찾으면 찾을수록, 구하려하면 구할수록 더 멀어지는 그 자리. 생각이 끊어진 자리.

 

바로 이 자리에서

단지...

???

 

 

 

 

 

 

 

 

 

Winds of October, photography by Anders Naesset. October winds creating waves on the inland lake Tyrifjorden, eastern Norway.. Canon EOS 5D, Canon EF 17-40mm f/4L USM, Cokin Z-Pro ND8 graduated. 0.5 sec., f/14, ISO50, 26mm. In Nature, Scenery, Waterscape. Winds of October, photography by Anders Naesset. Image #54567

 

*Anders Naesset 작품입니다..

 

 

 

*Rene Aubry --앨범 DERIVES(표류)중---Les voyageurs (여행자;외로운길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