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릉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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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avinka
2013. 4. 2. 23:46
글감을 취재하러 산복도로를 낑낑대며 올라서고보니,
탁 트인 바다를 향한 전망, 구름처럼 아련하게 온 산을 뒤덮은 벚꽃들의 향무에 넋이 빠진다.
골목길에서 만난 것은 어릴적 잊혀진 고달픈 삶의 기억들.
오랜 세월의 냄새들.
그리고,
뒤돌아보니 뚜렷히 찍힌 내 발자국.
지역의 르네상스라는 말을
왜 꼭 새로운 건물을 만들고, 인물을 들춰내야만 되는 것일까?
하기야 볼거리를 만들어야 관심을 갖게되는 속성때문일테지..
이름 붙이기를 해야 존재감이 생기는 그 습관대로,
만들고, 꾸미고, 쌓아가는 우리들.
3G도 모자라 LTE로 내닫는 우리네 삶에서
가끔은 돌아가 추억에 잠기는 이유는,
어깨도 맞부딪히며 지나가기 힘들었던 좁고 초라했던 고난의 시기를
다시 반추하기 위함이요,
다시 사람 내음을 가까이 하고싶은 연고가 아닐지..
따스함을 그리워하며 예전에도 오르지 않던 산복도로 위를 반나절 헤매었다.
4월 1일은 홍콩의 배우 장국영이 세상을 떠난지 10주년이 되는 날.
우연히 다시 마주한 <패왕별희>의 장국영을 보면서,
우희가 그 인지, 그가 우희인지...
기도의 가피를 믿는다.
믿음은 새로운 힘을 선물해주고,
여유로움까지 안겨준다.
매일 혼자 하는 수행에 힘을 싣기 위해서도 되도록이면 법당에 앉아봐야겠다.
그저 시간을 쪼개던 무의미함을 탈피하고자 애는 써보지만,
오랜 습성이 잘 고쳐지진 않는다.
분주함을 더 줄여보자.
인생의 성공여부는 남들의 판단에 따른 잣대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만족감에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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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a2/Maurizio Guar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