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릉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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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avinka 2014. 8. 6. 21:24

 

 

 

 

  Michel Szulc-Krzyzanowski, Baja California (24 February 1980)

Baja California (24 February 1980)

 

이미지는 욕망과 쾌락을 (…) 상상 속에 위치시킨다.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 다시 말해서 소비자에게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은 바로 이 이미지이다. (…)

여기에 거의 나체인 한 남자 운동선수의 사진이 있다.

바다를 가르며 전속력으로 달리는 요트의 난간과 밧줄을 잡고 선 그의 팔과 넓적다리는 곧게 뻗쳐있고

근육은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다.

포말과 밧줄의 팽팽함에서 우리는 이 요트가 최고의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멋진 청년의 눈은 수평선을 응시하고 있다.

잡지의 독자에겐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것을 그는 알아보고 있는 것일까?

위험, 모험 또는 기적? 또는 아무 것도 없을 수 있다. 사실 그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밧줄을 잡아당기지도 방향을 틀지도 않는다. 그걸로 그는 그냥 멋지다.

이 이미지의 의미를 규정하는 설명문은 다음과 같다.

“진짜 남성의 인생, 그래, 멋진 남성의 인생이 여기에 있다.

매일 아침 애프터 셰이브 로션의 짙은 향기를 맡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Michel Szulc-Krzyzanowski, Baja California (20 December 1981)

Baja California (20 December 1981)

 

 

이미지가 없다면 설명문은 우스꽝스러워질 것이다. 이는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만, ‘태양 아래 벌거벗은 남자’, ‘바다’, ‘배’ 등과 같은 시니피앙(signifiant:기호표현)들의 융통성과

‘진짜 인생’, ‘충만함’, ‘인간’ 등과 같은 시니피에(signifié:기호내용)들의 공허성을 강조해보자.

이 애프터 셰이브 광고는 판매 행위를 위해서 상품이라는 수단을 통해 그 방향들을 서로 연결시켜 고정시킨다. 이런 식으로 해서 이 광고는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는 옛 신화들,

즉 자연, 남성다움, 자연과 맞선 남성상, 남성의 자연성 등의 신화를 복원한다.

이 커다란 주제들과 함께 우리는 글자 그대로의 신화에서 벗어난다.

 

— 앙리 르페브르, 『현대세계의 일상성』

 

 

 

 Michel Szulc-Krzyzanowski, Devil's Playground (6 December 1979)

Devil's Playground (6 December 1979)

 

*Michel Szulc-Krzyzanowski 작품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