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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욕망과 쾌락을 (…) 상상 속에 위치시킨다.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 다시 말해서 소비자에게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은 바로 이 이미지이다. (…) 여기에 거의 나체인 한 남자 운동선수의 사진이 있다. 바다를 가르며 전속력으로 달리는 요트의 난간과 밧줄을 잡고 선 그의 팔과 넓적다리는 곧게 뻗쳐있고 근육은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다. 포말과 밧줄의 팽팽함에서 우리는 이 요트가 최고의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멋진 청년의 눈은 수평선을 응시하고 있다. 잡지의 독자에겐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것을 그는 알아보고 있는 것일까? 위험, 모험 또는 기적? 또는 아무 것도 없을 수 있다. 사실 그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밧줄을 잡아당기지도 방향을 틀지도 않는다. 그걸로 그는 그냥 멋지다. 이 이미지의 의미를 규정하는 설명문은 다음과 같다. “진짜 남성의 인생, 그래, 멋진 남성의 인생이 여기에 있다. 매일 아침 애프터 셰이브 로션의 짙은 향기를 맡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이미지가 없다면 설명문은 우스꽝스러워질 것이다. 이는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만, ‘태양 아래 벌거벗은 남자’, ‘바다’, ‘배’ 등과 같은 시니피앙(signifiant:기호표현)들의 융통성과 ‘진짜 인생’, ‘충만함’, ‘인간’ 등과 같은 시니피에(signifié:기호내용)들의 공허성을 강조해보자. 이 애프터 셰이브 광고는 판매 행위를 위해서 상품이라는 수단을 통해 그 방향들을 서로 연결시켜 고정시킨다. 이런 식으로 해서 이 광고는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는 옛 신화들, 즉 자연, 남성다움, 자연과 맞선 남성상, 남성의 자연성 등의 신화를 복원한다. 이 커다란 주제들과 함께 우리는 글자 그대로의 신화에서 벗어난다.
— 앙리 르페브르, 『현대세계의 일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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