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릉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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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avinka 2016. 11. 21. 17:31

 


Steve Johnston/Mr Jones on His Bicycle




갈매기는 날아야 하고 삶은 유지돼야 한다.

갈매기가 날기를 포기했을 때 그것은 이미 갈매기가 아니고,

존재가 그 지속을 포기했을 때 그것은 이미 존재가 아니다.

받은 잔은 마땅히 참고 비워야 한다.

절망은 존재의 끝이 아니라 그 진정한 출발이다……

이문열의 <젊은날의 초상> 중에서




Stev
e Johnston/Mr. Smith


떠난다는 것이 이제 습관이 되었다.

다시 말해서 그것 자체가 사는 한 형태가 되었다.

아무 곳에도 가지 않으면서, 목적지도 없고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떠나기.

 잠깐 스치고 지나가듯 항상 떠나는 상태에 있기.

 우리는 모두 인생을 스쳐 지나가는 여행자들이다.

떠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죽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나는 많이 죽었다.

로랑 그라프의 <매일 떠나는 남자> 중에서

 

 





Steve Johnston/Rain, rain go away ...




딸아, 누구나 죽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단다.
하늘과 땅 사이로 한 남자가 생명 없는 개를 안고 간다.

어린 여자 아이가 남자 뒤를 따른다.
모난 바위가 생명 없는 몸뚱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맞아들인다.
남자는 날카로운 칼로 개의 꼬리를 조심스럽게 잘라 낸다.
“아빠, 뭐하시는 거예요?”
아이가 아빠에게 묻는다.
”꼬리를 개의 머리 맡에 놓아 주려고.

그래야 개가 다음 생애 꼬리가 달린 개가 아니라 땋은 머리가 달린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단다.

 주둥이에 넣어 준 버터기름은 다음 생에 태어나서 처음 먹을 음식이 되라는 것이고.
남자와 아이는 죽은 개를 산에 맡긴다.

비얌바수렌 다바 / 리자 라이쉬의 <내일은 어느 초원에서 잘까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