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항로

가릉빈가 2014. 12. 23. 22:33

 

 

 

 

 

 

 

 

 

 

 

 

 

나비의 항로


기억처럼 더러운 것은 없다
사막까지 따라오는.

아주 먼 길을 왔다.

언젠가는 바다 밑이었다는 북구의 항구도시를 떠나
살 만큼 산 나비처럼
기류에 떨다
밀리고 밀려서 남쪽으로 왔다.

사막,
쓰고 말한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는 곳
아무것도 남겨 놓지 않는 기적이
하루 종일 일어난다는

생전 처음 듣는 모래 바람 소리는
자꾸만 기억을 불렀다.
 
혼자서 먼 길을 왔다.
사막에만 산다는 포아풀 더미와 섞여
기억이 따라서 굴러 왔다.

저항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이 낯선 모래 무덤 위에도
그놈의 소금기, 소금기가 묻어 있다.


-허연의 시, 전문-

 

 

 

 

 

 

 

 


Toni Braxton /In the Late of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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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alavin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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