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무도(武道) - 불교금강영관몸.마음.호흡 하나 되는 ‘깨달음 秘技’
중국의 ‘소림사’ 하면 떠오르는 것은 수행이 아니라 무술이다. 강건한 몸집의 스님들이 주먹이나 봉, 창 등을 들고 하는 역동적인 움직임은, 보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소림무술은 영화나 무협소설에 의해 포장되고 과장돼 복수를 꿈꾸는 한 젊은이가 무술을 배우기 위해 머리를 깎고 입산하는 모습으로까지 연상되게 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최근 들어 우리나라 사찰에서 스님들이 무술처럼 보이는 동작을 펼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부분 호기심 어린 카메라가 바라보는 TV 프로그램에서 표현되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이를 두고 ‘선무도’ ‘불무도’ ‘선관무’ 등으로 부르며, 우리나라에도 소림사 못지않은 전통무술이 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선무도’는 무술이 아니다. 본래 명칭은 ‘불교금강영관(佛敎金剛靈觀)’으로, 염연히 깨달음을 위한 수행법이다. 그저 영화나 소설 등에서 서로 겨루고 싸우는 장면에 익숙해 본래 의미를 모르고 있는 셈이다. 불교금강영관은 대표적인 관법(觀法)수행 가운데 하나다. 관법수행이란 몸(身)과 마음(意)과 호흡(口)을 조화롭게 나로 합쳐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법 말한다. 호흡을 통해 몸과 마음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이다. 때문에 불교금강영관은 부처님 당시부터 260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의 불교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부처님 당시부터 행해진 관법수행
“부처님은 월지국의 사기유국에 머물렀는데, 여기에서 결가부좌하고 앉아 90일 동안 안반수의를 했다. 다시 90일을 홀로 앉아 생각을 가다듬어 온 세상의 모든 인간과 날아다니는 새와 꿈틀대는 동물들을 구제하고자 했다.” 〈안반수의경(安般守意俓)〉에 나오는 내용이다. 고타마 싯달타가 부처님이 되기 직전 온갖 고행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고 행했다는 호흡법이 바로 안반수의다. ‘안’은 들이쉬는 숨을 말하고 ‘반’은 내쉬는 숨을 말하며, 생각과 숨이 함께 하는 것을 ‘안반’이라고 하고, 뜻이 한 곳에 집중된 것을 ‘수의’라고 한다. 불교금강영관은 바로 부처님이 행한 안반수의에서 태어난 수행법이다. 부처님 당시부터 전하던 불교금강영관은 달마조사를 통해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이어지게 된다. 불교금강영관이 고래(古來)의 역사를 가지면서도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밀교 수행법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가르침을 편 현교(顯敎)의 반대 개념인 밀교는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만 전하던 가르침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불교금강영관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신라 화랑제도다. 현재 경주 기림사 등지에서 정신수행과 함께 무예를 수련했던 화랑들을 지도한 것이 바로 원광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이었다. 이때부터 불교금강영관은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까지 면면히 명맥을 유지해 왔다. 호국불교사상과 결합한 불교금강영관은 임진왜란 당시 승군(僧軍)의 활약에도 공헌한 바가 크다. 하지만 조선의 억불숭유(抑佛崇儒) 정책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불교금강영관의 맥은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 맥을 다시 이은 것이 최근 입적한 양익스님(1934~2006)이다. 1971년 불교금강영관을 복원한 스님은 그 후 부산 범어사 청련암에 수련원을 설립하고 제자들을 양성했다. 현재 선무도의 대가로 불리는 부산 금강선원 안도스님, 경주 골굴사 적운스님, 보령 백운사 법찬스님, 마산 성덕암 가영스님, 서울 호압사 전 주지 원욱스님 등이 양익스님의 제자다. 불교금강영관은 1980년대 들어 제자들이 불교 포교에 활용하기 위해 ‘선무도’ 등 쉬운 말로 고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양익스님에 대한 일화는 전설로 통한다. 4m에 이르는 범어사 일주문을 뛰어넘었다거나, 앉은 채로 솟아올라 천장에 박힌 못을 빼냈다는 등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불교금강영관은 깨달음을 위한 수행법이지 신비롭고 이상한 무술이 아님을 스님은 내내 강조했다. 밀교에 〈화엄경〉과 〈법화경〉 등의 불교사상을 몸으로 구체화시킨 실천 수행법인 불교금강영관은 현재의 내 몸으로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즉신성불(卽身成佛)’을 이루는 수행법이다. 앉아서하는 좌관(坐觀), 서서하는 입관(立觀), 움직이면서 하는 행관(行觀)으로 나뉘며, 이 세 가지는 또 다시 정적(靜的)인 것과 동적(動的)인 것으로 구분된다. 현재 불교금강영관은 수행법을 벗어나 하나의 불교 코드로 각광받고 있다. 부산 경상대학의 경찰경호행정학과는 이를 전공필수과목으로 선정해, 안도스님을 교수로 위촉했다. 또 방학만 되면 각 대학들의 불교금강영관을 전수받은 스님들을 모시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불교전통 수행법 중 하나인 불교금강영관이 적극적인 포교 방편으로 활용하겠다는 스님들의 원력이 거둔 결과라 하겠다. 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 중국의 소림무예와 금강영관의 같은점 다른점소림사의 무예나 금강영관이나 모두 인도에서 시작된 요가나 명상법에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뿌리는 같다고 할 수 있지만, 소림사의 무예는 중국적 상황에 맞는 심신수련법이고 금강영관은 한국적인 수련법이란 차이가 있다. 특히 소림무예는 중국 무술발달의 시원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정착 발전되는 과정에서 무예적 측면이 강해진 때문이다. 홍콩영화와 함께 쿵푸로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소림사는 중국 허난성(河南省) 덩펑현(登封縣) 숭산(崇山)에 있다. 달마대사가 9년간 면벽수행을 한 사찰이기도 한 이곳에서 달마대사를 비롯해 혜가.현오.자산 등 소림무술의 위업을 세운 120여명의 보살승을 배출됐다. 소림무예 - 무예적 측면 강화 금강영관 - 본래적 수행 중점 소림무예를 알려면 우선 달마대사가 썼다고 전해지는 〈역근경〉과 〈세수경〉, 〈십팔나한수〉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두 권의 경과 〈십팔나한수〉는 달마스님이 중국적 기질과 전통을 수용해 선수행법에 도움이 되는 신체단련법을 창안한 것으로, 어떻게 팔과 다리를 움직이며 호흡을 조절해야하는 지를 다루고 있다. 박동기 씨는 논문 ‘선수행법의 역사와 실천에 관한 연구’에서 소림무예를 “부동의 벽관(壁觀)수행과 동적인 무예를 조화시킨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중 〈역근경〉의 전반부는 입정 전에 호흡을 조절하고 팔과 다리, 허리, 목 등을 풀어주는 일종의 준비운동을 다루고, 후반부는 혈맥과 혈을 강화하는 동작을 다룬다. 하지만 〈세수경〉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십팔나한수〉는 권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불설대안반수의경〉에 부처님이 행했던 나와 있는 안반수의(安般守意)호흡관과 요가를 바탕으로 달마스님은 〈역근경〉과 〈세수경〉 〈십팔나한수〉를 창안, 소림무예를 탄생시킨 것이다. 반면 불교금강영관은 무예적 측면이 아닌 본래의 원형인 수행적 측면이 강하다. 선무도 또는 불무도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수행법의 본래 이름은 불교금강영관(佛敎金剛靈觀)이다. ‘불교금강영관에 관한 연구’(동국사상. 1990)에서 정병호 씨는 “금강영관은 부처님 때부터 내려온 안반수의 호흡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동시에 밀교, 화엄, 법화 등 불교사상을 구체화시킨 실천수행법”이라고 정의해놓았다. 금강영관 역시 부처님 때부터 면면히 이어온 승가의 전통적 수행법임을 알 수 있다. 적운스님은 〈선무도 교본〉(다다. 1997)에서 “한국불교에 전래하는 관법류의 수행법을 집대성한 것이 금강영관으로, 양익스님(1934~2006)이 창안한 것”이라며 “선무도라는 명칭은 1985년부터 사용됐는데, 관법수행에 대한 개념이 대중화되지 못하고 금강영관이란 명칭이 난해하게 느껴져 개칭했다”고 설명했다. 또 “밀교경전과 법화경 화엄경의 대승사상을 실천적으로 관(觀)하고 몸소 수행 연구하여 몸과 마음과 호흡의 합일을 통해 즉신성불로 나아가는 실천적인 수행”이라고 덧붙였다. 즉 금강영관은 호흡과 몸과 마음을 조화시켜 삼매에 드는 수행법으로,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이 스트레스와 정신적 갈등을 해소하고 건강한 심신을 되찾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 불교금강영관 발전 과정불교전통무술인 불교금강영관(佛敎金剛靈觀)은 불가(佛家)의 심신 수련법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무술이자 수련법으로 점차 각광받고 있다. 일반 무술의 사범격인 법사가 200여 명에 이르고, 수련생도 전세계 12만명에 이를 정도로 많이 보급됐다. 이같은 불교금강영관은 지난 5월 입적한 부산 범어사 청련암 양익스님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맥이 끊어진 것을 1960년대 이론화 체계화시켜 전승하면서 새롭게 거듭났다. 양익스님은 지난 1971년 범어사 극락암에 연수원을 설립하고 불무도 지도법을 개발했으며, 1978년에는 청련암에 금강영관 수련원을 열어 본격적인 후학양성에 나섰다. 양익스님은 경주 골굴사 주지 적운스님, 서울 호압사 전 주지 원욱스님, 범어사 금강선원 안도스님, 보령 백운사 주지 법찬스님 등을 직접 지도 양성했다. 양익스님은 스님의 참선수행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전승한 불교금강영관이 세속에 떠도는 것이 싫어 언론과의 접촉마저도 꺼렸다. 이와 달리 양익스님의 제자들은 불법홍포를 위해 불교금강영관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본격적인 보급에 나섰다. 이들 스님들은 ‘불교금강영관’이 일반인에게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선무도’ ‘선관무’ ‘불무도’ ‘관선무’ 등으로 이름을 바꿔 일반인에게 다가갔다. 또한 불교금강영관은 전국 각 대학에서 정규 및 교양과목으로 채택돼 호신술 및 심신단련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불교금강영관을 가장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스님은 세계선무도협회 이사장 적운스님(경주 골굴사 주지)이다. 적운스님은 1992년부터 골굴사에서 선무도와 한국불교를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개최하고 있다. 매년 1000명이 넘는 외국인을 비롯해 연인원 2만4000여 명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템플스테이를 통해 선무도를 전세계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양익스님 60년대에 맥이어 체계화
현재 선무도를 배울 수 있는 수련관은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해외 지원 4곳을 포함해 총 30여 곳에 이른다. 적운스님은 선무도를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널리 보급하기 위해 골굴사에 ‘선무도대학원대학’을 건립중이다. 교육인적자원부 인가의 5학기제 특수대학원으로 건립될 선무도대학원대학은 지난 2004년 1월 교사(校舍)는 마련됐지만 30억원에 달하는 학교법인 인가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개교가 지연되고 있다. 금강승 선관무회 이사장 원욱스님은 양익스님이 세운 범어사 연수원 1기생으로 양익스님의 제자 중 맏형격이다. 스님은 서울시경 특수형사기동대원을 대상으로 선관무를 지도할 정도의 탁월한 실력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금강승불무도 총재 안도스님은 부산 범어사 금강선원과 양산 금강사를 중심으로 한 산사체험과 템플스테이 등을 통해 불무도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보령 백운사 주지 법찬스님은 ‘대금강승문 관선무’라는 이름으로 불교금강영관을 보급하고 있다. 법찬스님은 후학 및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관선무 산사체험과 주말 템플스테이 등을 실시하고 있다. (펌)
[불교신문] 200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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