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은 멀찌감치 머물면서 오랜 시간을 함께 건너오신 분이..
꼭 보라고 권유해 주신 영화. 피나..
피나 바우쉬..내겐 생소한 이름이었다. 쥴리아드라는 이력만 관심을 조금 끌었을 뿐..
다큐멘타리처럼 그저 댄스와 연극이 어울려진 무대를 들여다보면서,
놀랍게도 공기의 흐름, 바람결, 물의 살랑거림, 눈부신 태양빛, 거리의 소음까지도 자연의 멋진 배경이 되어
무대 위를 함께 걷고, 도약하고, 호흡하며 몸을 흔들고 있는 나를 본다.
몸의 언어에 흠뻑 빠져 동작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내가 녹아든다.
춤을 춘다. 고로 존재한다는 그의 말처럼..
난 지금. 여기에서 유희하듯 내 앞의 모든 세상을 맞이한다. 나를 나 일수 있게 해주는 세상과..거울처럼 마주서서,,
춤을 추는 이유는 언어 너머 있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는 그의 말에 절대 공감한다.
사소한 것의 중요성... 손짓, 눈짓, 시선, 호흡, 숨결,,,그 모든 언어에 섬세하게 깨어있길 바란다.
인간의 움직임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움직이게 하는지에 관심이 있다던 피나와 우연히 관심사가 같은 방향을 향해 있다.
들뢰즈의 몸에 관한 명제를 얼핏 들여다본 적이 있었는데, 우연히 리좀이라는 새 단어와 마주했다.
책은 지식을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인생을 바꿀만한 영감을 얻는 것이라는 말에도 동감한다.
김훈, 들뢰즈, 리좀,,,,피나.....베토벤....찜머만......
오늘 하루를 접으며 떠오르는 단어들.
Backhaus의 베토벤보다 Zimerman의 소리가 좋다. 각이 깍여진 소리가 마음에 더 와닿는다는 것은??
그저 내 취향일뿐..
너무 분석하려 할 필요 없다.
그저 그런 것일 뿐..
그저 흘러가지 못하는 강한 끈을 한 줄 끊어버리는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 잘~살았다.
빗길에 가볍게 톡.톡.. 튀어 오르는 물방울처럼,
마음의 잔상이 가볍게 튀어 오른다.

Jairo - Vivir Enamor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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