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빈잔을 한번 생각해봅시다. 누가 빈 잔 안에 무엇이 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무것도 없다고 답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상식이죠. 하지만 틀렸습니다! 우리는 단지 평범한 눈과 마음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그 가운데의 오묘함을 볼 수 없을 뿐입니다. 만약 노자가 표연히 나타나서 본다면, 빙그레 웃으면서 "왜 없지? 내가 보기에는 있는 걸! 분명히 있잖아!"라고 말할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그 '있음'이란 무엇일까요? 지금 빈 잔에 물을 따라봅시다. 잔 속에 물이 철철 넘치지 않습니까? 여러분, 생각해봅시다. 만약 이 나무 잔의 속이 꽉 차 있다면, 그건 작은 나무토막일 뿐이죠. 그 속에 물을 담을 수 있을까요? 물론 담을 수 없습니다! 자! 여러분, 우리의 입 역시 속이 비어있죠. 바로 '없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강좌가 끝나고 나면, 여러분이 밥을 드시러 가실 수 있는 것이죠. 만약 우리의 입안이 꽉 차 있다면, 즉 '있음'이라면 어떻게 음식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여기에는 아주 큰 비밀이 숨어있죠. 저 '없음'은 정말 아무 것도 없는 '무'가 아닙니다. '없음'은 '있음'을 낳을 수 있죠. 저 '유'는 이 '무'속에 감춰져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철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지혜입니다.
우리가 방의 벽에다 창과 문을 내었다고 해보죠. 우리가 낸 구멍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단지 텅 빈 공간이죠. 하지만 이것 역시 '무에서 유가 생겨난것입니다 無中生有'. 만약 우리의 집에 창문이 하나도 없다면 너무나도 답답하지 않겠습니까? 문이 없다면 사람들이 드나들 수도 없겠죠. 공기도 통하고 빛도 들어서 편안히 지낼 수 있는 것이죠. 바로 이것이 '유'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 '유'는 바로 '무'속에 숨어 있는 것입니다. 바로 "있음이 이로움이 되는 것은 없음이 쓰임이 되기 때문이다"라는 말이죠. 이것은 높은 수준의 지혜입니다.
p43-44
노자강의/야오간밍/손성하 옮김/김영사
"있음과 없음이 서로를 낳고 有無相生", "있음이 이로움이 되는 것은 없음이 쓰임이 되기 때문이다. 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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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쉬탈트는 바로 이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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