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연결’ 데이터가 끊임없이 입력되는 사태를 맞이했다. 뇌 속 신경회로가 늘 도파민의 자극을 받는 상황으로 점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도파민 중독’ 위기다. 많은 사람들이 도파민 분비에서 오는 쾌감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또 다른 자극을 찾는다. 하지만 매순간 새로운 자극을 받아 끊임없이 도파민이 분비되는 과정이 반복되면 점점 내성이 생겨 효과가 떨어지고 마음은 문란해진다. 그래서 더 강한 자극을 원한다. 이 과정이 심화되면 어느새 불행해진 자신을 보게 된다.---p.9~10
현실을 무리하게 변화시키려 안달하지 않고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이면 마음을 안정시키는 신경물질이 분비된다. 뒤집어 말하면, 왠지 마음이 불안할 때 혼자 버려진 듯한 고독을 지우려고 다른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해 떠들어대면, 오히려 마음의 안정과 관련된 신경회로는 쇠약해진다. 쾌감이라는 마약이 다 빠져나가고 마음이 가라앉아 편안해지려면 가끔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지낼 필요가 있다.---p.11
연애에서는 으레 서로에게 뭔가를 구하게 되지만, 그런 상태를 내버려두면 연애 그 자체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힘든 상황을 겪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자멸에 이르지 않으려면 ‘당신과 나는 궁극적으로 다른 우주’라고 냉철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p.57
커뮤니케이션의 문제, 바꿔 말하면 자신이 타자와 진정으로 연결되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쓸쓸함’을 둘러싼 문제 속에는, 제가 아이였을 적에 두려워했던 절대 고립의 가능성을 포함해 아직 이야기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나’와 ‘당신’ 사이에 깊고 어두운 단절은 없을까? ‘당신’은 나와 비슷한 마음의 구조를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결국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p.80
명상을 하고 있으면 모든 사람이 완전히 다른 관심을 가지고 저마다의 세계, 혹은 저마다의 우주에 틀어박혀 있다는 것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각자가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자기만의 세계 속에 유폐되어 있는 듯한 현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쓸쓸함이나 괴로움, 혹은 다른 사람과 연결되지 않아 걱정이라는 생각은 사라집니다. 우리는 모두가 별개의 정보처리 기계입니다. 그래서 ‘나’라는 정보처리 기계에 타인이 비칠 때도 있고, 내가 ‘타인’이라는 정보처리 기계에 비칠 때도 있습니다. 명상을 하면 결국 이런 일이 무엇인지 이해되고, 나 자신이 고립되었다든가 고독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p.107~108
사람들이 강한 결핍감을 느끼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인정받고 싶다’ 같은 정보 자극 때문입니다. 그런 정보 자극은 쓸쓸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특히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 소중히 다뤄지지 않는다, 모든 사람에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만큼 자신의 윤곽을 확실히 드러내는 것은 없습니다. 그런 자기 이미지는 자신의 연속성을 두드러지게 하는 데 일조할 뿐만 아니라, 그런 결핍감 때문에 안절부절못한 상태에서 행동하게 합니다. 마음의 이런 구조 때문에 쓸쓸함은 아주 뿌리 깊은 감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자의식과 관련된 면에서 보면 그것은 신경을 바작바작 갉아먹는 고통일 뿐입니다. ---p.242
혼자인 순간 나를 만나라(새로운 나를 준비하는 시간)/ 코이케 류노스케/ 유윤한 역/ 21세기 북스
さみしさサヨナラ會議
*Alyz Tale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