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집 잡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기초연습..
우선 시험 삼아 하루만이라도 아무런 트집을 잡지 말고 지내보자. 일단 한번 해보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 수 있다.
어쨌든 불평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분위기는 훨씬 기품있어진다.
만일 불평을 좀 하고싶다면, 분노와 욕망의 독을 발산하고 있는 자신의 추한 모습을 떠올려보라.
이런 식으로 한번씩 참을 때마다 마음의 근육은 점점 더 튼튼해져 불평의 노예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렇게 노예화를 막게 되면, 내뱉는 말 속에서 자기 농도가 옅어져 그만큼 부드럽고 기품있는 사람으로 변한다.
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대화도 즐거워진다.
물론, 불교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한 비결을 가르쳐주는 종교가 아니다.
'자신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가르침을 전해주기 위한 것이다.
그런 가르침대로 스스로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인간관계가 개선되고 좋은 인연을 맺게 된다.
-p22-23
불교에서는 자신의 의견, 생각, 견해에 집착하는 마음의 에너지를 '견(見)'이라하고, 14가지의 '불선심(不善心)'중 하나로 본다.
견은 단독으로 나서지 않는 약한 에너지로, 꼭 탐욕이라는 강력한 에너지 뒤에 덤이나 비서처럼 따라 나온다.
즉, 견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욕(欲)'도 있다.
견에 매달리면 매달릴 수록,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탐욕이 자극을 받아 증폭된다.
그 결과, 자아는 천박해진다.
이처럼 의견이란 자아의 품격을 천하게 만들기 쉽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의견=견=사견'으로 본다.
-p40
혀는 만 가지 재앙의 근원이다.
아무 말이나 지껄이면 경박해 보이므로, 가급적 입을 다물고 있는게 좋다.
별 생각 없이 아무 말이나 계속 하면, 나도 모르게 주위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거나, 심지어 화나게 만들 수도 있다.
무언가 할 말이 있을 때에는 '이 말을 정말 꼭 해야만 할까' 하고 한 번쯤 생각해본 뒤에 하면 실수가 줄어든다.
체크하고 또 체크해서 자기를 노출시키는 이야기를 함부로 지껄이지 않는다면,
그때부터 자기 농도는 엷어져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다.
특별히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말하는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이야기법이 있다.
가능하면 천천히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말하는 속도가 느려지면 상스러운 말이나 자기를 과시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아주 느린 말투로 자기 자랑을 하는 장면을 떠올려보라. 뭔가 어색하지 않은가?
-p.62, '가능하면 천천히 말하기' 중에서
일반적으로 불교는 부처를 믿는 종교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원래 불교는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들여다보며 생활이나 생각의 스타일을 디자인 하는 방법을 뜻한다.
그래서 불교를 '불법(佛法)'이라고도 하는 것이다.
불법을 따르는 자는 '자기'라는 방 속의 쓰레기를 버리고 깨끗이 청소를 한 뒤,
그 방에 어떤 가구를 들여놓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릴지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p98
자기를 다른 사람인 것처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감정을 효과적으로 가라앉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불교의 수행법이다.
이런 과정을 불교에서는 '주의를 기울이다'라고 한다.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은 단순하다.
욕망을 비롯한 호감의 기분이 스멀스멀 솟아나는 순간,
자기 내면을 관찰하며 '아, 욕망이 생긴다!'라고 의식을 집중하면 이상하게도 욕망이 활동을 멈춘다.
아주 간단한 욕망 퇴치법이다.
-p102
침묵 입문(沈黙入聞) /코이케 류노스케(小池龍之介)/ 유윤한 옮김/ 21세기북스
*입이 하나이기 망정이지 귀처럼 양쪽으로 있었다면 온 세상은 소리공해로 더 오염이 되었을 것이다.
제목부터 마음에 들어 한 숨에 읽어나간 책.
찌릿거릴만큼 내 속을 꼬집어 내는 말들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진한 화장을 지우듯 합리화로 둔하게 마비된 밑바닥 감정의 찌꺼기들을 박박 긁어내고 비워낸다.
沈黙入聞...
지금. 여기에서..
*Pierre Pellegrini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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