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釋 신석 정신이 몸과 그림자에게
도연명
大鈞無私力 대균무사력 천지의 변화는 사사롭지 않고
萬理自森著 만리자삼저 모든 섭리는 만물을 반영한다
人爲三才中 인위삼재중 사람이 삼재(天.地.人) 속에 있는 것은
豈不以我故 기불이아고 나로서 비롯됨이 아니겠는가
與君雖異物 여군수이물 내가 그대들과 다른 존재이긴 하나
生而相依附 생이상의부 날때부터 서로 의지해 함께 살면서
結託善惡同 결탁선악동 결탁하여 선과 악을 같이 했으니
安得不相語 안득불상어 어찌 한마디 안 하겠는가
三皇大聖人 삼황대성인 복희 신농 여와의 세 황제도
今復在何處 금부재하처 죽어서 지금은 어디에도 없으며
彭祖愛永年 팽조애영년 불로장생을 꿈꾸던 팽조도
欲留不得住 욕류부득주 결국 죽어 살아 남지 못했네
老少同一死 노소동일사 사람은 늙으나 젊으나 죽으면 마찬가지
賢愚無復數 현우무부수 어짐과 어리석음을 가늠할 수 없네
日醉惑能忘 왈취혹능망 술에 취하면 혹 잊는다 하나
將非促齡具 장비촉령구 오히려 늙음을 재촉하는 것
立善常所欣 입선상소흔 선한 일을 이루면 기쁘다 하나
誰當爲汝譽 수당위여예 누가 있어 그대를 알 것인가
甚念傷吾生 심념상오생 지나친 생각은 도리어 삶을 해치는 것
正宜委運去 정의위운거 마땅히 대자연의 섭리에 맡겨야지
縱浪大化中 종랑대화중 커다란 조화의 물결 속에서
不喜亦不懼 불희역불구 기뻐하지도 두려워 하지도 말게나
應盡便須盡 응진편수진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 버리고
無復獨多慮 무복독다려 다시는 혼자 고독하게 걱정하지 마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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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인의 정신적 스승'이며 중국 인문학계의 태두인 지셴린(季羨林 1911-2009)선생의 수필
<다 지나간다>에 나와있는 도연명 <신석;神釋>의 마지막 네구절이 선생의 좌우명이다..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이렇게 의연하게 마음을 먹으면 된다는 말씀..
지 선생은 인생을 태연하게 바라보지 못해서 노인치매가 오는것이라 했지만,
어제 본 아이슬란드 영화 '마마고고'에서처럼
죽고싶어도, 사라지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비감한 인생살이지 않은가..
맑지 못한 정신으로 변기속에 서서 물을 내린다고 이 몸이 사라지는 것이 아닐진대,,
나 또한 이렇게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는가?
커다란 조화의 물결 속에서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게나.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버리고
다시는 혼자 깊이 생각 마시게.
--도연명 <신석;神釋>마지막 네구절
죽음앞에서뿐 아니라 매순간 모든 인연과의 끝맺음도 이와같아야 할 것이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지혜가 되는 말씀.
신심명의 가르침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선생은 책속에서 '특별한 능력'을 가진 趙朴老선생이 자신을 보고 웃으며 갈 것이라 예언했다는데,
매순간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을 소홀히 하지 않았으니 두 손 모두 훌훌 털고 웃으며 가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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