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가릉빈가 2013. 2. 5. 23:57

 

 

 

 

 

 

그는 강으로부터 끊임없이 배웠다. 무엇보다도 강으로부터 듣는 법을 배웠다.

조용한 마음으로 영혼을 비우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열정도, 욕망도, 비판도, 의견도 없이 귀를 기울여 듣는 법을 배웠다...............

"........소년 싯다르타는 장년 싯다르타나 노년 싯다르타로부터 현실적인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림자에 의해 떨어져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았소.

싯다르타의 전생도 과거가 아니었소. 그의 죽음과 범(梵)으로의 복귀도 미래가 아니었소.

그 어느 것도 과거와 미래에 존재하지 않고 또한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오.

모든 것은 존재하기는 하오. 하지만 본질과 현재를 가지고 있을 뿐이오."

p125-126

 

그가 강가에서 배운 것은 기다리는 것과 참는 일과 귀를 기울이는 그것이었다.

p148

 

이 세상은 불완전하지 않다네. 완전한 것에 이르기 위해 서서히 길을 가고 있는 것도 아니라네.

아니, 이 세상은 순간순간이 완전한 것일세.모든 죄는 이미 자비를 그 속에 가지고 있네.

모든 어린아이는 이미 제 자신 속에 노인을 지니고 있고, 모든 젖먹이는죽음을,

죽음에 임박해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영원의 삶을 제 자신 속에 가지고 있네.

어떤 인간이라도 타인이 어디까지 가고 있는가를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네.

강도나 노름꾼 속에서 부처가 도사리고 있으며 바라문 속에서 강도가 도사리고 있네.

깊은 명상속에서 시간과는 관계없이 과거에 존재했던 모든 것, 현존하는 모든 것, 

앞으로 존재할 모든 것을 동시적인 것으로 보는 가능성이 있네.

거기서는 모든 것이 선이고 완전하며 범(梵)인 것이네.

p166

 

싯다르타/헤르만 헤세/ 정지현 옮김

 

 

 

 

 

*생각하는 형상이 티끌이고 의식하는 마음이 더러운 때가 된다.

두 가지를 모두 멀리 여의면 너의 법안이 때를 따라서 맑고 밝아지리니

어찌 최상의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겠느냐?

--능엄경 제4권

 

 

 

****************************************************************************

 

*"번뇌는 참고 견디면 모두 사라져요. 생긴 번뇌는 어떠한 것도 참고 견디기만 하면 사라지기 마련이에요~"

능엄겸을 읽어나가시던 노스님은 새삼 목소리에 힘을 실어 강조하신다.

육근에 속는 이치를 세심하게 설명한 주해서를 읽어나가면서

오묘한 가르침에 환희심이 생긴다. 공부도 욕심이 불쑥 일어,

강원에 들어가 제대로 경공부를 하는 스님네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눈으로 듣고, 귀로 읽는 이치를 경 속의 글풀이로 이해하기보다

좌복 위에서 스스로 알아가면 언젠가 오묘한 여래장의 이치도 저절로 깨치겠지..

수행을 해나가다가 신통이 생기는 것으로 공부를 가늠하지 말라고 타이르신다.

신통이란 누구든 잠깐 흔하지 않게 경험할 수 있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한 일이지 깨달음과는 무관하니

하던대로 그저 묵묵히 정진만 하면 된다고 하신다.

 

헤세의 맑고 오묘한 글 향기에 매료되어 거의 작품집을 섭렵 한 지도 여러 해..

한 편의 영화를 다 보고나서야 이전 보았던 영화임을 뒤늦게 알아채듯,

<싯다르타>도 재방송되는 드라마를 보듯 생생한 영상으로 되새김질이 된다.

아! 읽었던 책~흐미 -_-;;

 

 

 

 



 

 

 

 

*문봉선씨의 수묵화입니다..

 

 

 

*황벽스님의 ‘박비향’ 게송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절창이다.
번뇌를 벗어나는 일은 예삿일 아니니[塵勞逈脫事非常]

고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할지어다[緊把繩頭做一場].

추위가 한 번 뼈에 사무치지 않으면[不是一番寒徹骨]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오[爭得梅花撲鼻香].

 

 


 

 

 

'가릉빈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숲을 거닐다  (0) 2013.02.14
Shape  (0) 2013.02.12
행복??  (0) 2013.02.04
장전 끝!!!  (0) 2013.02.03
沈黙入聞  (0) 2013.02.03
Posted by Kalavink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