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니?

가릉빈가 2012. 9. 14. 22:23

 

Coco Mist, photography by Hengki Koentjoro. In Nature, Vegetal, Tree, forest. Coco Mist, photography by Hengki Koentjoro. Image #254841

 

 

 

 

 

 

 

 

아마존 오지에 선교를 위해 피다한 사람들 마을에 들어가 살게 된 에버렛 교수.

지금 . 현재 ..라는 개념밖에 없는 피다한 사람들에게 영생의 행복이나 추상적인 뜬 구름 잡는 얘기들은 이해시키는 일 자체가 불가능한 일.

무지한 미개인들을 계몽시키고 그들에게 빛과 같은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는 선교사가 결국 자신의 종교를 버리기까지

그 절절한 내용을 풀어놓은 고백록을 덮으며, 알 수없는 희열감이 가슴 가득해진다.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우리에게 종교란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으로 행복해 질 수 있는가?

흔하게 먹는 기름진 저녁식사 후 후식처럼 쉽게 입에 올릴만한 몇몇 질문들을 일순간 잠재우는 새로운 해답 하나를 찾은 느낌이다.

 

문화와 언어의 연관성을 토로하는 저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전문적인 언어학자의 풀이같은 것은 잘 이해할 수 없지만..)

일본어나 중국어를 접하면서 일본인. 중국인..그들만의 습성과 문화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던 경험이 있다.

지금. 현재..밖에 없는 피다한 사람들은 불행해도 웃는다고 한다. 아파도 웃고,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도 웃는다고 한다.

책 속에서 저자의 가족이 말라리아에 걸려 사경을 헤맬때 천신만고의 여행길을 떠나는 저자에게 돌아올때 필요한 자신들의 물건이나 사달라고 주문하는 피다한 사람들이 처음 내게도 이해 못할 사람이었다. 어찌보면 철저히 이기적인, 사람같지 않은 몰인정한 인종이라고도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점차 책을 읽어가며 그들을 이해하게 되면서, 얼마나 이제껏 내 사유의 폭이 좁디좁은지 알게되는 계기도 된 것 같다.

저자가 피다한 사람들과 가깝게 생활하면서 어떻게 자신이 하나님을 영접하게 되었는지 자신의 우울했던 과거 얘기를 고백할 때,

자신의 새엄마가 자살한 얘기에 피다한 사람들은 누구든 예상하는 동정을 느끼거나 침울해지기는 커녕 박장대소를 하고 눈물 일색일 화자의 마음을 일순 무참하게 만들어버린다. 피다한 사람들에게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리석고 바보같은 일이니까..

 

도덕도 허물어지고, 교육도 부재하고, 믿음도 소멸된 삭막한 작금의 세태에 막막한 심정이 될 때..

한줄기 시원한 바람처럼 저 먼 오지 아마존 강가의 피다한 사람들 얘기는 머리가 맑아지는 청량한 느낌마저 든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한 줄의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덕지덕지 쌓여진 쓰레기 한 무더기를 버리는 기회로 삼아야 할까보다.

가끔 뒤돌아보면..너무 오래..많이 살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저 내놓을만한 얘기거리도 없으면서 주절주절 이 공간을 채우는 것 또한 '자화상'이라는 허물벗기의 연장선이 아닐지..

한번이라도 진정 행복해서 활짝 웃어 본 적이 있는지..

건성으로 입발림으로 내뱉는 질문대신 나에게 묻는다.

 

행복하니?

 

 

 *페르소나 하나씩 벗기..내려놓고, 가벼워지기..

 

 

 

 

 

Balinese Mask, photography by Hengki Koentjoro. In Object, Still life. Balinese Mask, photography by Hengki Koentjoro. Image #170434

Hengki Koentjoro/Balinese Mask

 

 

 

 

 

 

 

 

 

 

....Angel Kisses /Ralf B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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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alavin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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