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uiet
- 내 일이 아냐 -
삶을 깊이 관조하다보면 삶이 자신의 통제권에서 철저히 벗어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당신의 통제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들은 당신이 관여할 일이 전혀 아니다.
내가 명상할 때 흔히 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하라고 권하는 아주 근사한 말이 바로 이것이다.
당신이 절에서나 다른 어디에서 무엇을 체험하든 "내 일이 아냐" 라고 말하라.
물 공급 상황에, 오가는 사람들에게, 내가 제공받는 음식에, 날씨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건 내 일이 아냐" 라고 말하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염려하는 것은 당신이 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그들의 일이요, 그들의 업이요, 당신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어서 그 말에 상처를 받거나 휘둘림을 당할 때는
붓다가 아들인 라훌라에게 충고한 "대지처럼 되어라." 라는 말을 명심하라.
사람들은 대지를 오염시키기도 하고 정화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대지에 오물을 쏟아내기도 하고 대지를 불태우기도 한다.
사람들은 대지에 온갖 쓰레기를 내버리지만 대지는 결코 불평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묵묵히 모든 걸 받아들일 뿐이다. 사람들은 대지에서 아름다운 일을 하기도 한다.
화사한 꽃이나 수려한 나무를 심기도 하고 절을 짓기도 한다.
대지는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든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대지처럼 살아가라.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든 미동도 하지 말라.
그들이 당신을 칭찬하거나 비난할 때 그것은 그들의 일이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다른 사람의 말에 영향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
당신이 ' 내일이 아냐 ' 라는 마음자세로 꿋꿋하게 지낼 때 그런 말은 결코 당신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할 것이다.

a window on the lake
몸의 아픔이나 괴로움, 병도 마찬가지다.
명상할 때 그런 것들은 당신의 일이 전혀 아님을 되새겨라.
그런 것들은 몸의 일이니 알아서 보살피게 하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 몸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는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묘한 것은, 우리가 몸을 염려할수록 몸이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우리가 몸에 관여하지 않는 상태에서 조용히 앉아 그저 몸이 사라지게 하기만 하면 몸이 스스로 치료한다.
우리가 사물과 현상을 통제하거나 조작하려 하면 그것들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몸도 그렇다.
우리가 몸을 가만 내버려두고 그저 느긋하게 지내다보면 몸이 아주 편해져 스스로 알아서 치료한다.
그러니 몸을 놓아버리고 몸에 관해서는 잊어버려라.
나는 명상의 힘 덕에 건강 문제가 사라진 경험을 한 스님을 여럿 알고 있다.
아잔 따떼 ( Ajahm Tate. 태국의 숲 속 수행 전통으로 알려진 현대 불교운동의 아버지로 널리 칭송받는 아잔 문의 제가 )의 사례는
그 첫 사례에 해당한다.
내가 1974년 태국에 처음 갔을 때 그분은 불치 암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의사들은 그분에게 좋다는 온갖 치료법을 써보았지만 아무 효험이 없어 결국 그분을 절로 돌려보냈다.
돌아가시더라도 거기서 돌아가시라고.
그러고 나서 그분은 25년 뒤에 돌아가셨다.
그것은 승려들이 죽으려고 절로 되돌아갔다가 금방 죽지 않은 많은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그들은 절로 돌아가 오랫동안 살았다.
이처럼 우리가 사물이나 현상에 관여하지 않을 때 염오가 일어나면서 마음은 그것들을 외면해 버린다.
마음은 이미 충만하므로 그런 것들을 더 이상 돌아보고 싶어 하지 않으며 그럴 때 우리는 그것들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염오는 사물과 현상의 사라짐으로 이어진다.
당신이 어떤 것을 자신의 일이라고 여기지 않을 때 그것은 당신의 세계에서 사라져 버린다.
의식은 더 이상 그것에 관여하지 않는다. 의식은 그것을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알지도 못한다.
당신이 어떤 것에 관여할 때 그것은 마음속에 뿌리를 내리며 그것을 바탕으로 의식이 자라난다.
그럴 때 당신은 정신적인 건물을 짓고 있는 것이다.
명상하는 사람인 내게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세계를 지어낸다는 것이 더없이 자명한 사실로 보인다.
하지만 당신이 사물과 현상에 관여하지 않으면 그런 것들에 아무 볼 일이 없다.
그런 것들에 아무 관심이 없으므로 그런 것들은 당신의 의식에서 말끔히 사라져 버린다.
염오의 자세를 가질 때 당신은 자신의 세계를 참으로 소멸시키고 있는 것이다.(펌)
-아잔 브라흐마

Please, you sit
*아잔 브라흐마는 동양인도 불교 신자도 아니었다.
1951년 영국 런던의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기독교 학교에 다니며 성가대에서 활동하던 그는 열일곱 되던 해 우연히 불교 서적을 읽다가 자신이 불교도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불가에 귀의할 정도의 각성은 아니었다. 십대에 아버지의 임종을 보며 죽음이라는 것이 그런 것임을 깨닫고 마음의 동요 없이
아버지를 가만히 내려놓을 수 있었다. 당시 죽음에 그렇게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는 것을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케임브리지대 장학생으로 물리학을 전공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던 어느 날, 그는 현대 물리학만으로는 자신을 둘러싼 사물과 인간,
그리고 세상과 삷의 이치를 설명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적어도 폭탄 만드는 일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기를 바랬다.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도 그는 풀리지 않는 삶의 궁금증으로 고뇌했다.
그런 상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태국으로 건너가 삭발하고 수행승이 되었다.
태국의 '살아있는 붓다'로 불리는 아잔 차 스님을 만나게 된 것은 그의 인생에 커다란 전기가 되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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