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寨

가릉빈가 2014. 10. 19. 21:59

 

 

 

 

 

 

 

 

 

 

 

 

 

 

 

영화에서 로버트가 잃어버린 부품들을 하나씩 찾아 수많은 톱니바퀴를 엮어 로봇을 복원해내는 과정처럼, <베스트 오퍼>는 자잘하게 흩어진 단서들을 정교하게 흩었다 하나로 모은다. 그리고 그 결말은 이미 예측 가능한 것이긴 하지만 직조된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는 긴 여운을 남기는 울림이 된다. 게임이 끝난 이후에 마치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지만, 사실 진정한 게임의 승자는 감정의 사기꾼들이 아니라, 잃어버린 감정을 되찾은 버질의 몫일 수도 있다는 점이 <베스트 오퍼>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든다.

 

진품과 위조품에 대해 버질과 빌리가 나누는 대화 속에 영화의 의미가 담긴다.

버질은 위조품 역시도 진품의 미덕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창작자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욕망이라고 설명한다.

모사하는 화가들은 자신을 알리고 싶은 욕심에 그림의 옷 주름이나 눈동자 등에 슬그머니 자기 이니셜을 적고는 한다는 것이다.

실패한 화가이자, 버질의 조력자였던 빌리의 대사는 <베스트 오퍼>를 요약해서 설명해주는 명대사 중 하나이다.

 

 

"인간의 감정은 예술작품 같은 거야. 위조 될 수 있는 거지. 원본과 비슷해 보이지만 위작일 수도 있네.

모든 걸 속일 수 있다는 말일세. 기쁨, 고통, 미움, 병, 회복, 사랑까지도……." (펌)

 

 

****************************************************

 

*山寨...

물건을 그대로 모방하여 가짜로 만들어내는 상품을 이르는 말이다.

The Best Offer, 2013 을 보고서 사람의 감정도 이렇게 꾸며질 수 있다는 말에 긴 여운이 남는다.

신문의 한귀퉁이에 흔하게 올려질 수 있는 사기사건.

 

타인을 그려도 결국은 자신의 모습을 닮아 있다는 것은,

모든 인식의 틀이 스스로의 잣대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

 

 

 

 

 

The Lady In Red/Chris De Burgh

 

 

 

 

'가릉빈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그너머 1  (0) 2014.10.22
The Best Offer  (0) 2014.10.19
지금.여기  (0) 2014.10.11
迷宮  (0) 2014.10.05
바람의 길  (0) 2014.09.28
Posted by Kalavink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