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그 너머 7

가릉빈가 2014. 10. 23. 00:01

 

 

 

 

 

"우리 무조건 아프지 말고 다음 십년 뒤에도 만나자~~"

눈물이 배어진 목소리로 건배 제의에 나온 말, 말, 말,,,

전국적인 모임에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모여 1박 2일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각자의 둥우리로 흩어져 돌아왔다.

앞으로 십년뒤면 지금의 남은 선생님도 몇분이나 살아계실지,,

누군가 '홍시'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요양원에서 투병을 하신다는 제 어머님 생각에 목이 메인다.

 

어릴적 동심으로 돌아가 낯가림 없이 엎치락 뒷치락,,모든 사회적인 체면과 가식을 벗고

많이도 웃고, 가슴 찡~한 순간을 함께 한 시간들이었다.

각자 나름대로 성공한 사회적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한 단체의 책임자로, 모두 반듯한 직함을 갖고 있는 훤한 친구들과 마주하며

그들이 지금껏 달려왔을 세월을 잠시 가늠해 보았다.

 

유달리 교육열에 극성이던 어머니들의 치맛바람 덕분에 어릴적부터 영재교육을 받은 아이들답게

지금도 사회의 여러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친구들.

앞서거니 뒷서거니도 없이 모인 그 순간엔 어릴적 추억으로 돌아가 코흘리개가 되고,

쌈박질을 하고 벌서던 어린아이들이 된다.

 

행사장을 떠나시는 선생님들도 모두의 손을 잡고 가슴 벅차하시는 모습.

사는 동안 몇번이나 이런 감정이 복받치는 뿌듯한 순간을 경험하게 될까?

이 세상에서 오래 살아 아픈 몸을 이끌고라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순간이,,

바로 이럴 때가 아닐까?

 

헤어짐이 아쉬운 아이들은 외국에서 날라온 아이의 숙소에 모여

살아온 얘기들을 풀어놓는다. 못할 얘기 없고, 내세울 허세가 필요없는 솔직한 자기의 모습을 드러낸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아이, 인생의 2막을 시작하는 아이, 새 배우자의 손을 잡고 남은 생을 시작하는 아이,,

굴곡진 갖가지 사연들로 많은 얘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도,,모두가 기가 막히고, 가슴 저린 얘기들인데도,,

이상하게 함께 귀 기울여 그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끝에가선 함께 웃게된다는 것.

모두가 나름 소설책 몇권을 쓸만큼 힘들게 살아왔으면서도 눈물만 보이는 친구는 없다.

그저 아직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지금 이순간에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

행복이란 것을 스스로 자각하는 아이들. 모두의 얼굴이 다시금 보였다.

나만 힘든줄 알았는데,,그저 들으면서도 위안이 되었나보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제일 친한 친구와 함께 회포를 풀어보겠다고 숙소에 남아 함께 자고, 먹고, 목욕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지만 어제 헤어진 아이처럼 마음 편한 지기..

다정한 말한마디 서로 건네지않아도 그저 맞잡은 손의 감촉으로도 서로의 마음이 전해지는 아이.

서로의 힘든 시간들을 알기에 그저 마주보는 서로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리곤 "잘지내지?~"

"난 널 믿어,,잘 버티고 살 것이라 믿는다~"속으로 그렇게 말을 하고 있는 것이란 것..

눈빛으로 마음을 알 수 있다.

 

먼 길을 떠나는 친구들,,

보내는 내 마음은 아쉬움에 그들을 쉬이 보내지 못하고 매 순간 마음은 그들 주변에서 맴돈다.

다시 돌아올 사람이라 여기며 내 마음을 다독여봐도,,

이별은 항상 가슴 아프다.

 

 

 

 

 

 

 

 


Noon - Close T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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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alavin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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